Page 38 - 산재보험 6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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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보험 60년사




             원 직장 복귀 사례 / 임대규 님

            의지에 희망을 더해

            다시 일터로 향하다





            산재는 초보자, 베테랑을 가리지 않는다. 안전을 늘 강조하고 안전수칙 준수

            에 앞장서는 이라면, 오히려 당황스러울 터다. 한순간의 사고로 달라지는 삶,
            절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가족의 따뜻한 말과 근로복지공단의 재활 프로그
            램, 그리고 희망이 미래를 만든다.








            남의 일 같던 산재 사고 뒤           산재의 위험은 베테랑도 피할 수 없는 건가 보다. 어느 날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작업을 준비하기
            나를 일으켜 세워준 아내             위해 다른 직원들보다 앞서 현장으로 향했다. 장갑을 끼면서 전기실에 들어가는데 미끄러운 바닥


                                      때문에 순간적으로 쓰러졌고, 이미 돌아가고 있던 모터에 손이 딸려 들어갔다. 절단된 손가락을
                                      직접 수습해 바로 병원으로 향했지만 수술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산재는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내게도 산재 사고가 일어나다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사고 직후에는 오히려 무덤덤할 정도였다. 현실감이 돌아온 건 수술 후 음료를 마시려고 종이컵을

                                      집어 들려고 했을 때다. 종이컵 하나도 제대로 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사고 사실이 마음에
                                      와 닿았다.
                                      품질 관리에서 생산까지 현장에서 기술력으로 인정받아온 30년 자부심이 흔들리고, 좌절감이

                                      밀려왔다. 가족에게 겉으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속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분노가 들끓었다.

                                      기대를 접고 냉담해진 나를 다시 일으킨 사람은 다름 아닌 아내. 아내가 ‘혼자서 힘들어하지
                                      말고 근로복지공단에 가 보자’고 먼저 말을 꺼냈다. 가장의 자존심에 홀로 끙끙 앓던 날 대신해
                                      근로복지공단에 전화를 걸어 상담 예약을 해줬다. 면담할 때도 아내와 함께였다.






            집중재활치료에서                  사고일은 5월 21일, 근로복지공단의 문을 두드렸을 때는 6월 말이다. 첫 상담을 할 때만 해도 별다른
            희망을 보다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나의 치료 및 재활 상담 담당자가 된 파주지사 조경숙 차장은 끊임없이

                                      방법을 찾고 나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자 했다. 그리고 용접과 제관 업무를 주로 했던 내가

                                      사업장에 복귀하려면 손가락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치료에 집중한 관리 프로그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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