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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암이 처음 기획한 제품은 냉난방 온도 조절 센서인 벨로우즈였다. 비교적 간단한 부

            품이지만 제조에 따른 기술과 품질이 상당히 요구됐다. 삼진설비 업무를 보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홀로 기술개발과 제작 방법에 몰두했다. 그때 서울 성수동 서울경마장 인근

            의 자택에 방 하나를 비워 연구와 실험을 계속했다.
            국내에서는 벨로우즈 국산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참고서적이나 기술적 조언을 구할 데
            가 전무했다. 연구 초기 벨로우즈 제조에 관련된 책을 한 권도 찾을 수 없었다. 더욱이

            핵심 제조공법이나 원리 같은 것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우선 미국이나 일본의 관련
            서적을 어렵게 구해 깊이 파고들었다. 낮 동안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벨로우즈 제조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밤을 새우는 날이 허다했다.




                           당시 삼진설비는 영세한 규모여서 다른 회사들처럼 외국에서 기술이나 제조 설비를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 아

                           니었습니다. 그래서 기술이나 개발 과정 전부를 혼자서 해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자체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킨 결과 우리만의 고유한 생산 기술이자 노하우를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벨로우즈는 우리식 표현으로 주름관이라고 하는데, 관을 주름 잡았다는 뜻이다. 철판을

            드로잉해 벽체가 얇고 긴 관의 모양을 만들고 이를 주름 잡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이러
            한 원리와 개념을 여러 책자와 기술 자료로 파악하고, 나름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험을 통해 하나씩 개발했다. 집에서 연구하고 청계천 기계공장에 가서 만들어보며 실

            험하는 일은 회사 창업 후에도 반복됐다.
            정암은 현장 실무에 강한 엔지니어였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여겼다. 기술적으

            로 부족한 점은 어떻게든 해결하고야 마는 끈기와 인내도 겸비했다. 드디어 6개월여 만
            에 끊임없는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독자적인 벨로우즈 제작기술을 체득했다. 정

            부의 연구기관조차 수년 동안 시제품 제작에 실패한 벨로우즈를 한 엔지니어의 집념으
            로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벨로우즈 성공 스토리의 서막인 동시에 회사 창업의 문 앞

            에 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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