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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M 50년사  Section.1  통사                                                                       PART Ⅰ.  부품 국산화의 기치를 내걸다





                                            는 상황을 예상한 스승의 배려였다. 손 교수는 자신의 강의 노트를 줄 테니 출력을 해서

                                            교재로 만들어 팔아보라고 권했다. 정암은 예전에 교회에서 주보와 악보를 만들면서 출
                                            력을 해봤던 경험을 떠올리며 스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교수님의 뜻하지 않은 배려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학과 과목을 출력해 교재로 만드는 일은 나름 흥미
               로웠습니다. 물론 처음 하는 일이라 엉성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내 인생의 첫 번

               째 사업에 젊은 혈기를 쏟아부었습니다. 손 교수님의 교재를 만들고 나니 다른 교수님들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

               이 계속 들어왔습니다.







                                            교재는 보통 한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한 번씩, 1년에 두 번 만들었다. 방학하면 다른 활동
                                            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교재 만들기에 매달렸다. 2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교재사업은
                                            한 학기를 거르지 않고 계속됐다. 제작해야 할 교재의 양이 점점 늘어나면서 혼자의 힘만

                                            으로 벅차 전문 필경사와 인쇄소까지 동원했다. 그것도 모자라 누이동생과 친구들까지 손
                                            을 보탤 만큼 사업은 번창했다.

                                            대학 졸업 때는 모든 과목 A로 기계공학과 수석을 차지했는데, 이 기록은 과에서 한동안
                                            깨지지 않았다. 교재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공부를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아버지가 일
                                            찌감치 알아본 덕에 정암은 기계공학 분야의 재능을 발휘해 사업을 하고 학비를 충당하면

                                            서,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 문을 나섰다. 대학에서의 교재 제작은 이후 이어진 사회생활과
                                            회사 창업에 더없이 좋은 경험을 안겨줬다.



                                            군대에서 배운 리더십의 중요성과 경영관리

                                            공군은 비행기 정비, 관리 등의 엔지니어가 필요해 공대 출신들을 많이 뽑았다. 대학 졸
                                            업 시기에 맞춰 1년에 한 번 봄철에 선발했는데, 공군 역사상 1년에 두 번을 뽑은 적이

                                            있다. 바로 정암이 공군 소위(갑종장교)로 임관한 1962년 1월의 일이었다.
                                            소위로 임관하기 전 받았던 장교 훈련은 혹독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
                                            이 4개월 만에 민간인을 군인으로, 그것도 한 부대와 사병들을 책임지는 공군 장교로

                                            육성하는 과정이었다. 그만큼 국가에 대한 애국심뿐만 아니라 훌륭한 리더로서 자격을
                                            갖춰야 하는 필수 코스였다. 훈련기간에는 리더십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도 받았다. 공

                                            군 장교 양성교육을 책임진 대대장은 ‘리더십은 예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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