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수산가족 2025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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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SAN [ ] 독서 장려 캠페인 22
게 된다. 쌀농사는 앞서 얘기했듯이 많은 노동력을 필요 택을 더욱 누리기 위해 노동조합생을 통해 연공서열제
로 한다. 따라서 출생률이 높아지고 이 경우 세대가 지 를 강화하는데 노력하게 된다. 기업들은 높아진 인건비
나면서 재산이 분배되어 점차 가난해지는 현상이 된다. 부담에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거나 비정규직을 채용(정
중농이 소농이 되고, 결국 소작농이 되는 것이다. 이를 규직처럼 장기 근속을 시키지 않아도 되니까)해서 결국
극복하기 위해서 주로 양반들은 국가를 활용하여 지대 세대간 불평등을 유발하는 구조를 만들게 된다. 여기에
추구를 하게 되고 이것이 효과를 얻게 되자 똑똑한 자 더욱 소외되는 것은 여성들이다. 여성들은 과거 농촌에
식을 과거에 합격시켜 중앙정부로 진출시키려는 노력을 서도 바깥일과 집안일을 모두 해야 하는, 바깥일만 하
기울이게 되면서 ‘과거’제도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 면 되었던 남성들에 비해 더 많은 노동부담을 지고 있었
게 된다. 이러한 문화적 유산이 현대에도 그대로 넘어와 지만 웬만한 의사결정에서 소외되었던 위치가 근대화
서 좋은 학교만 들어가면 평생을 보상받아야 하는 인식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게 된 것이다.
혹은 사회에서 별다를 기여를 하지 않아도 좋은 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직장이 보장되는 사회적 역 국가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앞서 얘기했듯 동아시아 국
동성을 떨어뜨리는 현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것이 가(권력)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재난에 대한 대비였
저자의 주장이다. 다. 이것만 잘 하면 대부분의 농업은 마을 단위로 자체
적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국가가 마을 단위의 문제에 관
이러한 동아시아의 쌀 문화권은 근대 이후 산업화 단계 여할 필요가 없었다. 구성원들 입장에서도 재난이 없으
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게 되는데 산업화의 주역들이 전 면 국가가 크게 필요 없고 그저 세금이나 걷어가는 존
부 농촌에서 도시로 올라온 농민공(저자의 표현)들이 재로 인식했을 것이다. 이는 동아시아국가들이 상대적
었기 때문에 농촌의 문화가 그대로 기업의 문화가 된다. 으로 복지측면에서 서구유럽에 비해 소극적인 태도를
초기 기업들의 리더들이 가장 고민했던 것은 구성원들 보이는 것과도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공동
에 대한 보상이었다. 당시 숙련 개념이 아직 정착되지 체적으로는 평생과 공정을 희망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않았기 때문에 보상의 기준을 정립할 수 없어서 결국 차별화를 열망했던 쌀 문화권 사람들의 특성은 현대사
‘연공서열형’을 선택하게 된다. 이는 농촌 공동체의 문화 회에서 국가가 시민을 책임져 주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와 아주 익숙한데 농사에서는 경험이 많은 사람이 마을 내가 스스로 자산을 축적해서 대비해내겠다는 태도로
의 여러 의사결정을 주도해 왔기 때문에 당연히 존경받 이어지고 이는 현대인들의 부동산 집착으로 이어진다.
아 왔으므로, 기업이라는 조직에서도 이것이 가장 자연 어떤 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높을수록 재분배에 대한 선
스러웠을 것이다. 추격자(Fast Follower)였던 한국의 기 호도가 낮아지고, 사적 자산의 축적이 높아질수록 보편
업들은 공동체 문화에 익숙한 농민공들을 데리고 일사 복지보다 선별복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불란하게 움직임으로서 놀랄만한 속도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회사는 항상 운명공동체였고 어느 회사든 스스 저자는 신라시대부터 쌀 문화권 공동체의 특징, 국가의
로 ‘가족’이라고 칭했으며 선배로부터 야단 맞아가며 배 가능과 구성원들과의 관계 그리고 이러한 문화가 현대
우고 서로 라인을 형성해 나갔다. 그런데 이러한 집단 자본주의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다양한 데이터들의
주의적 성장이 한계에 부딪치게 되고 이 성장을 주도한 분석을 통해 저자의 주장을 통계적으로 뒷받침해 오면
노동계층은 연공서열제의 중요한 지킴이가 되어 그 혜 서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핵심 동기인 ‘불평등’과 이를
계열사 최우수 독후감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