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수산가족 2025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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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탐한 사무라이
한 거지, 단순히 고종을 암군으로 해서 조선이 망한 모 주 특별한 명사로 표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재미있는
든 원인을 보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그리고 메이지 것은 일본의 왕정복고가 일본의 근대화라고 본 것이다.
의 일본은 메이지 스스로가 잘해서 혁신을 이룬 것도 거꾸로 이야기하면 조선 초기에 강력한 중앙집권, 왕정
아니다. 쇼인을 바탕으로 여러 사람들의 혁신의 결과이 을 수립한 조선은 일본보다 오백 년은 앞선 것으로, 근
므로, 단순히 고종과 메이지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이다. 대화는 조선이 먼저 한 것이 된다. 물론 너무 앞선 것이
한마디로 쇼군의 몰락과 신진세력 간의 정쟁이며 이 와 문제였는지는 모르겠다.
중에 메이지를 상징의 주체로 앉힌 것이다.
전반적으로 책을 읽고 난 후의 감(感)은 “우리는 무엇을
요시다 쇼인은 ‘정한론’으로 결국 조선을 멸하는데 중요 했는가”이다. 그들이 메이지 유신으로 근대화된 열강이
한 시초가 된다. 그리고 그가 서른 살 근방에 참수될 때 되어 갈 때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다시 말해 고종은, 신
까지 벌인 여러 일들은 지금도 일본 우익의 기반이기도 하는, 백성은 무엇을 했는가? 임진왜란 후 조선은 망하
하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는 조선통신사를 자랑처럼 이 고, 새로운 국가가 탄생했어야 했다. 무능한 선조를 중
야기하지만 쇼인은 아마 치욕으로 느낀 것 같다. 그것 심으로 간신들의 조선이 되어 버린 그때 새로운 나라를
은 분명 문화적으로 무언가 콤플렉스가 있지 않았나 싶 만들었어야 했다. 임진왜란 후 이백 년간 근근이 버텨온
다. 그것이 결국 정한론을 해야 한다는 즉, 마치 복수 같 조선이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였고, 일본 제국주의는 그
은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다. 어찌되었든 쇼인은 일본 시간을 알았다. 초기에 정한론으로 그들이 전쟁을 시작
을 군국주의로 이끈 사상적 리더가 되었고 1869년 ‘도 했다면 그렇게 쉽게 조선은 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불행
쿄 초혼사라는 이름으로 야스쿠니 신사가 세워질 때 맨 히도 일본은 기다렸다. 그들이 근대화되고, 충분히 준
윗자리에 안치된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서 역사전쟁에 비가 되었을 때까지. “조선을 탐한 사무라이” 이 문장은
서 우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서 모른다며 헛발질한 너무나도 치욕스럽다. 조선은 임진년 이후 바뀐 것이 없
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이것은 너무나도 잘못된 생각이 었지만 일본은 달랐다. 사무라이의 나라에서 메이지를
다. 세계사적으로 보면 그러한 예가 너무나도 많다. 국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제국주의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
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 간에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해 리고 조선은 제국주의 식민지로, 이등 국민으로, 전쟁
왔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모든 역사는 역사책에 기록 과 수탈로 그 명을 다하게 된다. 1945년 일본이 미국에
되고 그것은 훗날 후손들에 의해 다시 재정립된다. 문제 패전을 인정할 때까지. 개인적으로 나는 아직도 이 땅
는 우리의 역사를 얼마만큼 알고 민족의 뿌리로 인식하 이 진정한 독립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진정한 독
느냐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는 우리 자신의 역사에 립은 우리가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일본의 역사를 몰라서 적으로 일본과 비교하지 않는 때가 되어야, 비로소 독립
헛발질한다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를 모르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과 경
는 것에 한탄해야 한다. 저자는 책에서 굳이 일본어 번 쟁을 할 수 있을 때, 그러한 시대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
역을 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사
람이 일본어를 아는 것이 아니라면 이 점은 아쉽다. 예
글. 수산이앤에스
를 들어 구로후네는 한자로 흑선(범선)이다. 이것은 페
기술연구소
리 제독이 몰고 온 미국 배이다. 일종의 구로후네를 아
윤동화 상무
메이지 유신 최우수 독후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