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수산가족 2025 AUT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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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또한,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는 얼마나 현실에 얽매여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우리는 종종 안정적인 삶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한다. 하지만 스트릭랜드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걸
었다. 그의 선택이 모두에게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는 자신의 삶을 후회 없이 살았을 것이다. 이 점에서 그
는 우리가 쉽게 따라갈 수 없는 길을 간 인물이며, 그렇기에 더욱 인상적인 캐릭터로 남는다.
더 나아가 이 소설은 예술가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스트릭랜드는 현대 사회의 기준
으로 보면 무책임하고 독선적이지만, 그의 삶을 통해 진정한 예술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그는 돈을 벌기 위
해 그림을 그린 것도 아니었고, 명성을 얻기 위해 예술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에게 예술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존
재의 의미 그 자체였다. 그의 행동이 우리에게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꿈과 현실 사이
에서 타협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타협하지 않았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걸었다. 우리가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삶을 그는 살아냈고, 그렇기에 그의 이야기는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나는 정말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현실에 안
주하며 하고 싶은 일을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닌가? 스트릭랜드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꿈을 좇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는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소설은 단순한 예술
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꿈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다.
결국 『달과 6펜스』는 예술과 현실, 인간의 욕망과 책임,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스
트릭랜드의 극단적인 선택이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솔직한 삶을 살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달’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혹은 ‘6펜스’에 머물러 있는지 고민해 보게 된다. 현실에 묶여 살
면서도 가끔은 자신의 진정한 꿈과 목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이 작품은 강하게 시사한다. 예술이 아니더라
도, 우리 각자의 인생에서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것을 위해 조금이라도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소설이다.
글. 수산이앤에스
기술연구원 시스템연구소 ES기술팀
이정찬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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