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수산가족 2025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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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크게 유행했던 만큼, 1990년대의 생활 모습을 주제로 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도 이를 활용하는 장
면이 등장한다. 극 중 삼천포(김성균)는 엠씨스퀘어를 착용하고 등장해 많은 기성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공부할
때뿐만 아니라 잠을 잘 때도 기기를 착용해 웃음을 선사했다.
소리를 디자인하는 사회
이전까지는 아날로그 소리에 집중된 ASMR이 인
기를 끌었다면, 현재의 ASMR은 소리가 주는 자
극과 그로 인한 기분 좋은 감각에 집중한다. 어
떻게 보면 ‘자율 감각 쾌락 반응(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이라는 본래의 뜻
에 더욱 잘 맞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
다. 요즘의 ASMR에서는 청각적 자극을 통해 쾌
락을 선사하는 게 중요한데, 사람들은 속삭이는
소리나 바삭한 음식을 씹는 소리, 머리칼을 자르
는 소리 등의 ‘트리거(triger, 자극)’를 통해 ‘팅글
(tingle, 쾌락)’을 느낀다.
크리에이터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소리를 개발하고 디자
인해 더욱 다양한 ASMR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ASMR
의 대표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먹방이나 롤플레잉(역할
극)은 트리거를 가장 잘 활용한 콘텐츠이며, 청각적인 요
소와 시각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버무렸다. 먹방 ASMR에
서는 음식 먹는 입술을 클로즈업한 화면과 함께 식감이 좋
은 음식을 씹을 때 나는 소리 등을 극대화하고 롤플레잉
ASMR에서는 역할을 맡은 크리에이터의 모습과 함께 마
사지, 메이크업, 귀 청소, 머리 자르기, 두피 케어 등의 조
용하면서도 간질간질한 느낌의 가상 현실을 연출해 몰입
감을 높인다.
불면을 치료하거나 집중력을 높이고
마음에 안정감을 주고자 했던 ASMR은
이제 소리 그 자체가 목적이 되었다.
늘 주변에 있던 백색소음이 여러 변화를 거쳐
하나의 문화가 된 것처럼,
미래에는 다른 감각을 통한 콘텐츠가 떠오르기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