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수산가족 2025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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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SAN
                                                                                        4
            Cover Story




                                            “사람에게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죠.”

                                                                               수산중공업 노동조합
                                                                                 지홍종 위원장

                       2025년은 지홍종 위원장에게 가장 의미 있는 해다. 수산중공업 화성공장과 아산공장의 노동조합이 통
                       합되어, ‘통합위원장’으로 첫 발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또한 1990년 3월 17일에 생산팀으로 수산중공업
                       에 입사한 그는 올해로 딱 35주년을 맞았다.

                             지홍종 위원장의 본래 분야는 유압 배관. 힘을 많이 사용하는 중장비에서 유압 배관은 사람의
                                ‘힘줄’과 같은데, 노사를 잇고 서로에게 힘을 전달하는 그의 역할도 이를 닮았다. 회사와
                                 직원 사이에서 각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지홍종 위원장은 자신
                                  의 노력보다 회사와 직원들에 공을 돌리며, 스스로를 “인복이 있는 사람”이라 말한다.

                                    “회사가 노조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고 직원들 역시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
                                        로 생각해 줘서 순탄하게 상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늘 ‘인복’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지홍종 위원장은 특히 자신의 소속이었
                                            던 ‘생산팀’ 동료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퇴근하려는 선배를 붙잡
                                              아 가며 기술을 배웠던 자신처럼, 가르침이 절실하게 필요한 후배가
                                              있을까, 아직까지도 자주 생산팀을 찾아 후배들을 가르치곤 한다.


                                               35년이라는 시간을 회사에 몸담은 만큼, 최악의 위기도 함께했다.
                                               수산중공업에 입사한 후 그는 더 많은 장비를 경험하고자, 같은 계
                                              열사인 수산특장(현 아산공장)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몇 년 후 대한
                                             민국에 IMF가 찾아왔고 두 기업은 각각 다른 회사로 흩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2004년 회사가 파산과 회생의 기로에 서자, 지홍종 위원장은 어
                                         느 한 사람도 포기할 수 없어 ‘다 같이 맨몸으로 시작하겠다’고 외치기도 했
                                         다. 그렇게 힘든 나날을 버티다, 두 기업이 어렵게 다시 만났다.


                                       “회사가 정상화되고 또 입사했을 때의 동료들과 하나가 됐을 때 ‘내 인생에 또
                                       다시 봄이 왔구나’ 싶더라고요.”


                                        ‘사람다운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지홍종 위원장은 사람과 사람이 서
                                        로를 북돋아 줄 때 가장 큰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언제나 사람을
                                         위해 더 새로운 모습의 노동 조합을 이끄는 게 목표다. 그립던 이들을 다시 만
                                         나 봄을 되찾은 것처럼, 이제는 그가 수산중공업에 ‘봄’을 선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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